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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설립 무산 여부 최대 관심사… 의견 쏟아낸 청중들

전준혁·고세리·이바름기자
등록일 2015-10-16 02:01 게재일 2015-10-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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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추진 市 의지부족 질책<BR>“과한 장밋빛 희망 경계하라” <bR>현실적 지적 박수갈채 받아<BR>시민 의식개혁 필요성도 제시
▲ 15일 오후 동국대 경주캠퍼스 글로벌에이스홀에서 열린 2015 한수원과 지역사회의 상생 컨퍼런스에서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15 한수원과 지역사회의 상생 컨퍼런스는 지역민과 관련 기관이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

컨퍼런스 참여 연구기관에서 발제한 내용과 더불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며 뜨거운 토론의 장이 열린 것. 최근 지자체마다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이 시급한 숙제로 남아있는 만큼, 이번 한수원의 이전이 경주가 새로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컨퍼런스가 시작되는 시각이 오후 3시였음에도, 한 시간 전부터 행사장 곳곳에서 행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동국대 재학생들을 비롯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인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긴 시간 내내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주시민 장민봉(68·여)씨는 “시니어클럽 교육의 일환으로 오늘 이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자 컨퍼런스에 참여했다”며 “평소 막연히만 알고 자세히는 몰랐던 한수원 이전으로 인한 기대효과나 해결 과제 등에 대해 잘 알게 돼 뜻깊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특히 한수원 이전과 관련해 청중들의 가장 큰 화두는 자사고 설립 무산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한수원 자사고`에 대한 설립을 최종 불허했고, 당초 자사고가 경주지역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기회로 여겨졌던 만큼 지역민의 숙원 사업으로 남았었기 때문이다.

이에 종합토론에서 경주문화원 남홍 부원장이 경주시의 추진 의지가 부족했던 부분을 강력히 질책하기도 했다. 그는 “경주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교육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시에서 지금이라도 단결해서 자사고 유치를 재추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수원도 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시민들과 융화되는 등 쉽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함을 계기로 경주 시민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며, 경주가 국제화 도시로의 면모를 갖추려면 경주시민들도 수요와 포용의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수원 직원들이 관료적인 태도를 벗어나야 빠른 시일 내에 시민과 한수원이 융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경주 YMCA 원자력아카데미 이재근 원장은 “경주에 한수원이 들어온다고 기대해서 품고 있는 과도한 장밋빛 희망은 버려야 할 것”이라는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지적을 펼쳐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원장은 상생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보상정책이 아닌 안전성 확보라고 주장하고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시스템의 마련과 민간환경감시기구에 대한 지원과 투자,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어차피 같은 경주에서 살아가야 할 한수원과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위한 열린 자세가 꼭 수반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 밖에도 토론자들은 원자력의 위험을 감수하는 경주 시민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한수원 본사 내에 경주 홍보를 위한 공간 마련, 이전 이후 세계적 기업으로 한수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주시와 시민들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한편, 경주시민 한동훈씨는 “토론장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앞으로의 좋은 방향에 대한 논의가 더 이뤄졌으면 좋을 것”이라며 “한수원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이전 방안이나 앞으로의 세부 계획 등을 자세히 듣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색다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준혁·고세리·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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