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의 비망록` 장영수 문학과 지성사 펴냄, 100쪽
등단한 지 42년, 시인 장영수의 여섯번째 시집 `푸른빛의 비망록`(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1973년 계간 `문학과지성`봄호에 시를 발표한 이래 `메이비`(1977),`그가 말했다`(2006) 등 다섯 권의 시집을 출간해온 시인이 9년 만에 신중을 기해 가려낸 50편의 숙성된 시들을 묶은 시집이다.
`푸른빛의 비망록`에서 장영수는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며 독특한 리듬을 자아내는 특유의 언어적 파도를 타고, 평생 탐구해온 삶과 자연 사이를 시의 `범선들`로 `항해`하고 있다. 잠시 닻을 내리는 듯하지만 이 역시 “여전히 숱한 범선들”을 또다시 내보내고 받아들이려는 채비일 뿐이다. 장영수는 시와 삶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안팎의 싸움을 단 한 번도 묵과한 적이 없다. 그의 붓이 줄곧 바람을 그리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그의 시간이 `조화로운 총체성`을 향한 항해의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달의 궤도가 생의 지향과 겹쳐질 때, 필연적으로 `푸른빛의 비망록` 과 같은 도수 높은 바다의 술이 숙성되어 나오고, 이는 시의 시간이 생의 바람을 견디는 인고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범선들`은 낡아도 장영수의 항해는 다시 이어질 것이다._장철환(문학평론가)
첫 시집 `메이비`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오생근은 장영수의 자연이 “언제나 인간화되어 살아 있는데, 바로 그러한 점이 그의 시를 젊고 생기 있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