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 송
살은 볏짚으로 덮고
뼈는 갈매기 둥지에 품고 살아가리
남도 바람에 세간일 듣고
관고개 넘나드는 까마귀 등에서
날 보내다가
낡은 어선으로 어망질하여
한 삼년 살다보면
조금은 서운해도
품은 뼈에선 극락조가 날으리라
팔목의 한은 염기로 녹슬이고
동공은 낙숫물로 씻다보면
두고 온 아내
삼년길 다 간 후에
다시 둥질 틀다보면
사방으로 사방으로
외로운 삼년이 지나리라
초분은 남도의 장의풍속에 나오는 무덤 형태이다. 자연에서 왔으니 죽어서도 가만히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장례 풍속이다. 인간의 죽음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살은 볏집으로 덮고 뼈는 새들이 물어다 나르도록 하는 이러한 풍습은 온갖 인위가 판을 치고 화려하고 거창한 장례의식이 행해지는 우리 시대를 향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