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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논객` 정운영 사후 첫 선집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09-18 02:01 게재일 2015-09-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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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 정운영 생각의 힘 펴냄, 336쪽
경제학자이자 문장가로 이름 높았던 정운영씨의 10주기를 맞아 정운영 선집`시선`(생각의힘)이 출간됐다.

1989년 나온 첫 번째 칼럼집 `광대의 경제학`에서부터 2006년 마지막 칼럼집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까지 그가 쓴 총 9권 가운데 60여편의 글을 골라 묶었다. 사후 첫 선집이다.

정운영은 2005년 9월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강의하고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진보적 경제학자, 당대의 문장가, 우리 시대의 논객 등으로 불렸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시간의 기억`은 1980년 5월 광주에서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과 파리 꼬뮌에 이르기까지 혁명에 관한 통시적 고찰, 민족 반역자 처단에 실패하고 승전국으로 대우받지 못한 1945년 광복의 이면, 프랑스 68혁명의 실패,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회고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주요 사건의 시대적 의미에 관한 글을 만날 수 있다.

2부 `저 낮은 경제학`은 마르크스 경제학자로서의 날카로운 시론이 돋보이는 주요 칼럼이 수록되어 있는데, 경제학의 소명과 관련된 원론에서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국제통화기금 관리 체제에 관한 당시의 논평 등을 만날 수 있다.

3부 `세상의 풍경`은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산문이 실려 있다.

특히 `한국의 명문`으로 선정된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와 부인의 도움을 받아 병상에서 구술로 완성한 마지막 칼럼 `영웅본색`을 만날 수 있다.

4부 `사람 읽기`는 여러 경제학자와 정치가에 대한 글에서부터 `저항의 봄`을 잃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담겨 있고, 5부 `크리티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였던 그가 읽었던 책에 관한 여러 비평과 당시 장안의 화제가 됐던 복거일과의 자유주의 논쟁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서문에 `영생하는 영혼의 소유자`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쓴 소설가 조정래는 “정 형의 칼럼들은 하루살이 생명인 신문에 살렸다 사라지는 일회성 글이 아니라 의식 깊이 아로새겨야 하는 경제 지도서였고, 사회 인식서였고, 역사 판단서였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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