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안 면
한 사나이
터벅터벅 세상의 길을 간다
밤하늘의 별빛은
너무 맑고 고와서
차라리 내 가슴 시리도록 에이는데
벗이여
우리네 살아간다는 것은
저 노숙의 차가운
밤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처럼
그 머나 먼 길을
쉼없이 걸어가는 것이네
맞다. 어쩌면 우리는 시인이 말하는 것처럼 노숙의 차가운, 날아가는 기러기와 같은 존재인지 모른다. 쉼 없이 한 생을 걸어가고 있지 않는가. 책임져야 할 식솔들을 안고 업고 붉은 노을 속으로 꾸역꾸역 걸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짐 지워진 운명 같은 것이리라. 그 힘겨움 속에 살아가는 재미도 행복도 스며있는 것이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세상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