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나 기업이 성장 발전함에 있어 성장률곡선이 일직선으로 우상향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어떠한 형태로건 일시 변곡점의 국면을 맞게 된다. 이는 국가나 기업 모두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그때까지 성장을 견인해왔던 경제 사회적인 제도적인 틀이나 성장방식이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국가나 기업은 성장세가 꺾이게 되는데 최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이나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이러한 난관을 슬기롭게 해결해온 셈이다. 한국경제도 요소지향형 경제에서 혁신지향형 경제로 이행하기까지 기존의 `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는 `구조조정`을 추진중에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중국의 중속성장의 `뉴노멀`시대 진입, 미국의 금리정상화 임박 등 세계경제의 새로운 변화 국면의 도래야말로 기업이나 정부 모두 과거와 다른 경영전략과 정책방향 등의 정립 등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할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구조조정`에는 자발적 구조조정과 비자발적 구조조정의 두 부류가 있다. 비자발적 구조조정은 이미 우리 국민들이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패키지인 `구조조정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중 특히 국가부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에 가까운 이러한 비자발적 구조조정은 기업도산, 대량실업, 우량자산 해외매각, 사회불안 확대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채권단의 강요로 진행되는 비자발적 구조조정의 경우 채권단은 기업의 지속성장이나 장기적인 경쟁력회복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저 목숨을 살려주는 것만 해도 기업은 감지덕지해야 할 정도다.
기업에게는 알토란 같은 사업부문이라도 채권회수에 유리하다면 무조건 팔아치워 재무구조를 개선시켜야 채권자들은 만족한다. 당연히 가장 손쉬운 수익성이 큰 사업부문의 매각 또는 협력사 협조를 통한 경비절감, 인력 감축을 위한 정리해고 등이 진행된다.
반면 자발적 구조조정은 상황이 다르다. 구조조정이 반드시 인력감축이나 공장라인의 축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장속도를 더 가속화하기 위해 생산, 유통, 관리부문의 중복요인 제거 등 경영효율화, 새로운 시장진출을 위한 신사업부문의 개척체제 정비, 선도 기업으로서의 지위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장기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대규모 고용 등이 핵심이 된다.
최근 지역경제의 주력산업인 철강업계를 이끌고 있는 포스코가 현 위기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글로벌 철강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수요산업인 조선부문에서는 일부 비자발적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임을 고려할 경우 어떠한 형태로건 지금까지 한국 철강산업을 지탱해왔던 기존의 `틀` 내지는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 시점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점에서 크게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은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철강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우리나라 철강산업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현재보다 더 어려운 난관이 닥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포스코가 지닌 강점과 단점을 충분한 자가진단을 통해 향후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면서 후발국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분야 진출을 통한 경영다각화, 우수한 기능 인력의 확보 등 100년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초석을 이번에 반드시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지역경제의 대표주자인 포스코가 현재의 역경을 헤치고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앞으로 지역경제의 앞날도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