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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종식이 남긴 과제

등록일 2015-07-31 02:01 게재일 2015-07-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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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br /><br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지난 두 달 가량 바이러스 공포로부터 우리나라를 거의 마비시켰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이제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포와 위협의 대상이 되었던 이번 메르스 사태는 변이에 의한 신종바이러스의 확산이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큰 문제가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여겨진다.

그리고 안일한 초기 대처와 허술한 정책 수립은 질타와 질책이라는 사회의 반응을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각 분야 전문분야에 대한 원론적 불신으로 확대되어 체제의 전복으로까지 이어질 수는 위협을 안겨 주었다.

마지막 격리자가 이제 27일 자정을 기해 격리에서 해제가 되며, 20일째 신규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후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모두 12명이며 이 중 3명은 불안정한 상태이다.

하지만 치료중인 환자 중 11명은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2차례 음성이 확인되었으며 더 이상의 변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진정국면은 국내 의료계의 숨은 노력과 고통을 이겨내며 의료현장을 지켜왔던 의료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메르스 환자 중 20%가 의료진이었다는 분석은 그 만큼 현장에서 바이러스와의 사투가 처절했음을 반증해주는 내용이다.

그리고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메르스 환자가 머물렀던 병원을 다녀왔던 국민들에게 고유번호표를 붙여 격리하고, 관리하던 과중에도 800여회의 병원간 이송을 책임져 주었던 119구급대원들의 숨은 노력들은 진정한 봉사와 희생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우리들에게 온몸으로 일깨워 주었다.

아직까지 생사의 기로에서 서서 메르스와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12명의 환자와 예기치 못한 감염으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이 전하는 메르스의 진실과 교훈은 이제 살아남은 우리들의 몫이다.

과거 사스와 에볼라 등 치사율이 높은 급성 열성감염 바이러스가 여러 차례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의 생명을 위협했지만, 방역당국과 정부, 의료기관의 일치된 모습과 발 빠른 조치와 대응이 큰 재앙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희생만으로는 앞으로 더욱 복잡하게 변해갈 신종 바이러스를 퇴치하기에 역부족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해외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모든 유행성 지병을 `역병`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후진국형 보건의료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정부는 국가의료기관이 최우선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 할 수 있는 정책과 대응 시스템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일부 민간의료기관의 안일한 대응태도가 한때는 문제가 되긴 했지만, 국내 모든 의료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끝을 모르고 이어져 가던 메르스 사태가 이처럼 빠른 종식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은 이제 의료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정비와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정책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7월 중순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홍콩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해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행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앞으로는 홍콩독감과 같은 신종 바이러스가 계속해 생겨날 것이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국가적 방역대응 시스템의 혁신 이전에 개인위생관리를 최우선적으로 하려는 온 국민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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