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진 형
바그다드쪽으로 날아가고
다 삭은 트럭 뒤칸
세간 곁에 쪼그리고 앉은
까치머리 크루드족 난민 소년이
풀 한 포기 돋지 않는
사막을 보고 있다
그렁그렁 우물 담은 큰 눈
연신 동쪽으로 고개 갸우뚱거리며
정처도 없이 가고 있는
종교 갈등이든 이념 대립이든 모든 전쟁은 잔혹하고 엄청난 아픔을 수반한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테러와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전쟁이든지 가장 상처를 입는 것은 여자와 아이들이다. 시인의 정처도 없이 트럭 뒷간에 실려가는 난민 소년의 쪼그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권리를 빼앗긴 채 생존의 길을 정처없이 떠나는 아이의 눈빛에 선하게 떠올라 가슴 아픈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