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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나갔다

등록일 2015-07-29 02:01 게재일 2015-07-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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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미
머리 속에서 말똥구리가 기어나왔다. 소똥구리였던가? 어쨌든 나는 외출 중이었으니까. 그 틈에 머리 속을 치운 모양이야. 똥으로 보였는지 전부 굴리고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녀석을 얼핏 보았지만 난 잠자코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멀끔했다. 무엇이 있었더라? 컴컴해질 때까지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시인의 상상력이 그의 인식의 세계를 재밌게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생각과는 관계없는 것들도 가득찬 머리 속에서 무언가가 비워지고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현대인들의 혼란하고 흔들리는 의식의 세계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비유를 통해서 표출되는 난해한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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