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두 규
이 물줄기 거슬러
산란을 마친 버들치
그 투명한 속에 이를 수 있다면
노을에 잦아지는
상고(上古)의 저녁 연기를 보리
별들이 뜨기를 기다려
가고 오지 않는 것들의
그 오롯한 슬픔 사이에 놓이리
은적암 발치를 적시며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줄기 그 투명한 물속에 산란을 마친 버들치처럼 최선을 다해 깨끗한 물을 찾아올라와 산란을 하고 끝내 지워져버릴 자연 속의 미물을 보며 시인은 가만히 자신의 한 생을 관조하고 있다. 상고의 저녁 연기를 보겠다는 시인의 마음은 순수하고 무욕의 삶을 살다 가겠다는 다짐의 표현이리라. 노을지는 은적암 물가에 가 닿아 가만히 서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