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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윗덩어리들아

등록일 2015-07-22 02:01 게재일 2015-07-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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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 봉
어금니 앙다물고 있는 것들아

조용히 눈감고 고개 흔들고 있는 것들아

여린 가슴 잔뜩 안으로 감싸고 있는 것들아

그렇게 웅크려 떨고 있는 것들아

저희들끼리 모여 저희들 이름 부르고 있는 것들아

단단함으로 단단함 불러 제 단단함 다지고 있는 것들아

우기적거리며 아랫배에 힘 모으고 있는 것들아

그래도 속으로는 온통 세상 뒤흔들고 있는 것들아

오직 뼈다귀 하나로 울고 있는 것들아

차마 어찌하지 못하는 것들아

아흐, 이 바윗덩어리들아

무정물이기도 하고 생명감이 느껴지지 않는 바위덩어리에서 생명의 기운을 읽어내는 시인의 역동적인 호흡을 만날 수 있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가만히 놓여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속으로 온통 세상을 뒤흔들기도 하고 단단함으로 단단함을 불러 더 단단해지는 힘 있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강한 생명의식과 힘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생명의 근원을 탐색하는 시안이 놀랍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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