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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등록일 2015-07-02 02:01 게재일 2015-07-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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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태 일
골짝물 얼고 시주 보살 끊기고

수흥루 회승당

짝신 신은 사미마냥

계단계단 올라서는 절집 그림자

극락보전 추녀마루 너머

휑하니 노고단 길 뚫렸으니

올 겨울도 턱받인가

아미타불

내일 아침 또

책상 물린 신중들

헐떡헐떡 구례 장터로 내려가

초발심 몸과 마음

마냥 버리겠고

노을 퍼지고 저물어가는 지리산 자락의 천년고찰 천은사의 풍경을 운치있는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묘사가 깨끗하고 정갈하다. 고요하지만 그 속에 활발한 득도를 위한 정진이 있는 곳, 수행과 침묵의 시간들이 가만히 흘러가는 절집의 저녁 평화가 편안하게 한다. 바쁘고 분탕스런 세속의 시간을 버리고 깨끗한 그 풍경 속으로 스며들고 싶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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