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주 환
푸른 유리컵 같은 저 동해의 자궁을 열고
몇 조각 뼈로 태어나 백두의 핏줄 독도가 산다
수줍은 태초의 햇살이
맨 처음 닿는 곳
해협 밖 미친 바람이 제 뿌리를 흔들 때는
시퍼런 힘줄이 돋는 겨울 바다의 등뼈
결연히 창검을 세운다
그 실존의 벼랑에서
부르르 살을 떨던 혈육들도 잠든 바다
거친 풍랑에 꺼질 듯 깜박이다
때로는 고독에 깎이며
소금꽃을 꺾어 문다
몇 조각 뼈로 태어나 백두의 핏줄을 이어 푸르게 깨어있는 독도를 우리 가슴 속에 새겨주는 시인이 간절함이 뜨겁게 다가온다, 최근 일본의 반인륜적 저들의 과거 침략행적을 부정하고 지우려는 시도에 온 나라와 아시아가 분노하고 있는 즈음의 이 시 한 편은 부르르 살을 떨게 하며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애착심을 더욱 가지게 해준다. 우리 곁에 늘 푸르게 일렁이며 우리를 깨워놓는 독도가 바로 우리 눈 앞에 우리들 가슴 속에 꼿꼿이 당당하게 서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