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간호사의 편지에는 제대로 돌봐주지 못해 숨진 환자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간호사란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 인간적인 애환과 고통속에 다 함께 극복해나가자는 결의가 진정성있게 담겨있어 많은 국민들에게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이 편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메르스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책임감 가득한 사람들이 이 사회 곳곳에 있고, 그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희생만 강요하고 무관심했다는 자성이 널리 퍼졌다. 아울러 이처럼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임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두려움을 떨치며 오늘도 메르스와 맞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간호사는 말 그대로 자랑스러운 메르스전사요, 영웅이다.
아무리 현실이 고단해도 정신이 번쩍 드는, 한줄기 맑고 시원한 샘물같은 감동은 우리 삶을 새롭게 충전시켜준다. 몇 해 전 TV광고로 소개돼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피로회복제 광고도 그랬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드라마같은 내용의 광고였다. 그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청소부 아저씨의 버거운 손수레를 몰래 밀어주고, 졸고 있는 빌딩 경비아저씨에게 음료수를 건넨다. 월급봉투는 얇아도 노점상 할머니의 야채를 전부 사고는 신나는 표정으로 집으로 향하고, 엘리베이터안에 있는 열명이 임신부 한 명을 위해 한참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상품선전을 위해 제작된 TV광고인데도 보고있으면 미소가 지어지고, 따뜻한 마음이 드는 풍경들이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가보자. 우리들 대부분은 남을 돕거나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는 꿈을 꾸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 의사를 꿈꾸었고, 억울한 사람들의 가슴을 달래려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랬던 것이 험난한 인생을 사는 동안 산전수전 겪으면서 이겨야 하고, 밀어내야 하고, 외면해야 하는 순간이 반복되면서 애초의 자신과 너무 멀어져 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잊지 말자. 우리가 꿈꾸었던 가치에서 멀어지지 않아야 진정한 행복도, 가치있는 성공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