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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서기

등록일 2015-06-12 02:01 게재일 2015-06-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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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석 하
물구나무 서서 멀리 바라보는 세상은

참으로 아늑하고 평화롭기도 해라

나는 오늘도 목장갑 낀 채

앞산 중턱에서 한참을 거꾸로 서서

온 세상 내려다본다네

아득한 시가지는 환상과 동심의 세계

흰구름 위로 두둥실 떠가는 딴 세상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두 손 쳐들고 다리까지 번쩍 쳐들골랑

맨머리로 잘도 맴돌고 있구나

팽이처럼 팽이처럼 돌고 또는 세상에

나는 팽이채 든 거인

사람들은 갈수록 작아져 쳇바퀴 도는 개미들

사람들이 살기 힘들고 팍팍한 세상이라고들 하는 세상을 시인은 거꾸로 보고 있다. 물구나무 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아늑하고 평화롭고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보인다는 것이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거꾸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실존의 세상은 어떤가? 살아가기 힘든 팍팍하고 삭막한 세상이다. 시인은 이러한 세상이 아늑하고 평화롭고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변하여 살아갈만한 세상으로 바뀌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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