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일 근
홀로 태극기를 달면
경건해야 할 마음을 밀치며
먼저 와 펄럭이는 깊은 슬픔의 힘살들
뜨거워져오는 눈시울을 털며
농성을 풀고 돌아가는 어둠 속으로
북으로 북으로 아득히 달려가는
산맥들을 본다
지금 이 시간 그리운 그 땅에도 태극기를 달며
모든 산맥들을 남으로 남으로 달려 보내며
눈물짓는 한 사내가 살고 있으리라
태극기를 달면서 시인은 민족통일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뜨거워지는 시인의 눈시울과 그 안타까움이 똑 같이 북녘의 시인도 그럴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고 있다. 북으로 북으로 밀려올라가는 태극기의 물결처럼 남으로 남으로 물결쳐올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태극기의 물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