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동이 트기 전
이 무거운 공간을
으젓하게 메우며 말없이 섰는
저 깊은 산
외로움을 벗 삼아주는 하늘의
목소리였구나
온 몸으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살다 가신 시인의 시대정신이 깊이 새겨져 있는 작품이다. 어둡고 괴로웠던 밤이 지났지만 아직 새벽이 오지 않았다는 시인의 인식이 푸르다.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불균형과 비민주적인 세상과 마주보고 선 깊은 산이야말로 바로 시인 자신이 아닐 수 없다. 평생을 쉬 잠들지 않고 새벽이 오기를 지켜보아온 시인의 눈빛이 뜨겁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