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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RDF,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등록일 2015-06-03 02:01 게재일 2015-06-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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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득 편집부국장

“포항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사업이 원안 가결됨을 선포합니다. 땅! 땅! 땅!” 지난달 29일 오후 2시 30분께 포항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광경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RDF)사업이 마침내 그 역사적인 첫 단추를 꿰게 됐다. 그동안 5명의 담당 과장이 바뀌며 숱한 난관(難關)을 헤치고 이날 드디어 그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다.

듣기에도 생소했던`RDF`라는 단어와 처음 접했던 시점은 지난 2008년 4월로 기억된다. 포항시가 가장 현안이자 골칫거리인 생활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로부터 RDF사업을 처음 제안 받아 추진할 때였다. 이후 무려 8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이 사업을 처음 맡았던 당시 최규석 청소과장(퇴직)은 무려 3~4년 동안 이 업무에 매달렸으나 끝내 성사시키지 못하고 물러나는 아픔을 맛봤다. 이어 한일도(현 남구청장) 청소과장이 부임해 오면서 한동안 활기를 띠는 듯 했으나 결국 흐지부지 됐고, 후임 정철영(현 시립도서관장) 과장이 오면서 현 RDF사업의 기본 골격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 정 과장은 1년 반 이상을 환경부와 지식경제부 등 중앙부처를 수없이 방문하면서 이 업무에 매달렸다. 이후 이 업무를 잠시 맡았던 이점식(현 복지환경국장) 청소과장은 RDF사업의 중요성을 인식,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이르렀고, 이어 바톤을 이어받은 최규진 청소과장은 이점식 복지환경국장과 함께 업무의 연속성을 갖고 진행한 끝에 이날 시의회로부터 동의서를 얻어냈다. 또 지난 2012년부터 청소과에 부임해 4년 가까이 이 업무를 맡아 온 전유학 시설계장의 노력도 컸다.

필자는 이 사업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 봐 왔고, 포항시의 행정이나 업무가 느슨해 질 때 쓴 소리도 많이 했다. 돌이켜보면 한편으로 이들 실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들의 고생과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이런 결과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날 시의회의 가결 선포로 그동안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던 대표 출자자인 포스코건설과 미래에셋도 이제 한숨 돌리게 됐다. 포항시 역시 앓던 이를 뺀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첫 단추를 꿴 것에 불과하다. 이달 중에 포항시와 포스코건설 간의 실시설계 협약 체결에 이어 사업자시행자 지정, 내년 2월 실시설계를 마무리하면 내년 4월 착공하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30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2018년 10월이면 준공하게 된다. 그야말로 넘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포항시가 이런 과정을 헤치고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당장 급한 문제가 해당 사업장 인근의 제철, 인덕, 청림동 등 RDF 사업 반대주민들의 민원해결이다. 이날도 해당지역 주민들은 포항시의회를 찾아 격렬히 항의하며 가결선포를 끝까지 저지했다.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도 이에 가세하면서 가결선포가 2시간 넘게 지체되기도 했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대기 오염물의 원료화 유입을 막기 위해 재활용품 선별 공정을 추가하기 위한 전 처리 시설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또 포항경실련 등으로 부터 불공정 독소조항이라는 문제가 제기된 한국환경공단과의 위수탁 협약서 보완문제, 출자 철회가 우려됐던 (주)미래에셋자산운용사의 지분과 관련, 특정 목적의 매각 금지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포항시가 이 모든 문제를 매끄럽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화직전의 호동 쓰레기매립장 문제가 해결되고, 또 호동 매립장 산등성이 곳곳에 쌓여있는`베일`처리도 일단락된다는 것이다. 무려 1천29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포항 최대 현안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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