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14세때 부모 잃고 힘든 나날<BR>친구 모친 문병서 봉사 마음먹어 <BR>한달에 7번 노래교실 재능기부
【경산】 “1시간 안에 20여 곡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힘들지만, 어르신들이 함께 즐겨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가시고 힘이 될 때까지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6년 전부터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요양원이나 노인복지센터에서 노래교실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임도준(62·하양읍)씨의 재능기부 자원봉사활동 소감이다.
임도준씨의 노래 자원 봉사는 우연히 시작됐다.
13세에 어머니가, 14세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부모에 대한 정이 그리웠던 임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한 친구 어머니를 문병 갔다가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노래 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지역축제와 전국노래자랑 경산편에서 입상하는 등 빠지지 않는 노래실력으로 어르신들을 위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이후 정기적으로 보현노인복지센터 등에서 한 달에 7번의 노래교실로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임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최근 기자가 찾아간 자원봉사 현장인 보현노인복지센터.
이 곳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임씨에 대한 환영은 대단했다. 또한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도 어르신들의 흥을 위해 자신들이 망가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임씨를 돕고 있었다.
노래교실이 진행되는 동안 함께한 30여 명의 어르신들은 시간가는 줄 몰랐고 요양보호사들의 우스꽝스러운 춤과 자신들에게 맞춘 노래 선곡에 마냥 즐거워했다.
임씨는 노래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3년 전 보현요양원에서 속 바지 안에 꼬깃꼬깃 넣어뒀던 1만원을 주머니에 넣어주시며 격려해주던 할머니를 떠올렸다.
임씨의 재능기부에 감명을 받았다는 최모(53)씨는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그것도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라며 “임도준씨를 보며 느끼는 점이 많아 나도 언젠가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심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