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 대부분<BR>구매자 보유 잔량만 환불<BR>소비자원 “미온적 태도” 비판
최근 유명 건강식품업체들의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환불 대란에 직면한 홈쇼핑 업계가 공동 합의안 마련에 결국 실패해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홈쇼핑업체들은 각자 환불 처리 기준을 마련해 피해 보상을 하기로 했다.
지난 8일 한국소비자원과 홈쇼핑업계는 소비자들의 공동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고, 관련 제품 환불 방안을 논의했으나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놓은 탓에 단일안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모인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는 `구매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잔량에 대한 환불`을 원칙으로 한다는 안을 준비해놓은 상태였으며, 이미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의 유통업체들은 구매 고객에게 전액 환불을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11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부분 환불`발표 이후 업체별로 2천~3천건씩 모두 1만건이 넘는 부분 환불 요청이 접수됐고 소비자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NS홈쇼핑은 결국 홈쇼핑 업계 최초로 모든 구매고객에게 전액 환불하겠다는 새로운 보상 기준을 11일 내놓았다. 그동안은 롯데홈쇼핑이 전액환불 방침을 발표한 후 현금 환불은 미섭취 분량에 한하고, 섭취 분량은 적립금 등으로 보전해주겠다고 번복한 적 있다.
이날 오후 현재 나머지 GS홈쇼핑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등은 고객이 보관하고 있는 잔여분에 한해 환불을 진행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다수의 업체들이 `소비자가 보관하고 있는 남은 백수오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하겠다`는 기준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 피해 보상에 미온적인 태도”라며 업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소비자원은 “업체들이 소비자를 위한 실질적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이엽우피소가 유해하지 않다는 점과 이엽우피소 혼입이 확인된 제품만 환불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워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다”며 “홈쇼핑사들이 소비자보상에 더 적극적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은 4천448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안전 관련 상담이 400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조만간 상담 사례를 유형·사업자별로 분석해 발표하고 내츄럴엔도텍에서 공급받은 원료로 백수오 제품을 제조·판매한 31개 업체(홈쇼핑 이외)의 소재도 계속 파악해 피해 보상안 마련을 계속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