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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팬들 만나게 돼 좋아요”

연합뉴스
등록일 2015-05-04 02:01 게재일 2015-05-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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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틀스 맴버 폴 매카트니 첫 내한공연… 관객들 `합창` 감동
“렛잇비 렛잇비 위스퍼 워즈 오브 위즈덤 렛잇비”(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2일 밤 서울 잠실 한복판에선 라디오에서나 들었던 목소리로 비틀스의 노래 `렛잇비`(Let it be)가 흘러나왔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73)의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내한공연에서였다.

폴 매카트니는 무대 양옆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에 자신의 과거 사진과 히트곡이 주마등처럼 흐르다가 갑자기 화면이 정지되며 기타 이미지가 비치는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선택한 첫 곡 비틀스 4집 앨범에 수록된 `에잇 데이즈 어 위크`(Eight days a week)였다. 최근 투어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와 함께 오프닝곡으로 즐겨 선택하는 곡이다.

그는 다음 곡 `세이브 어스`(Save us)까지 마친 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평소 해외 공연에서 그 나라 말로 인사하는 예의를 잊지 않는 그는 모니터에 곁눈질하면서 “한국 와서 좋아요. 드디어!”라고 말하며 자신도 한국 팬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했음을 고백했다.

“오늘 신나게 즐겨봅시다. 한번 놀아볼까요?”라며 공연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예고한 그는 비틀스 시절 히트곡부터 1970년 비틀스 해체 뒤 윙스와 솔로로 활동하던 때의 곡까지 골고루 마치 음악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냈다. 그는 친절하게 매 곡을 부르기 전 곡에 숨겨진 사연도 들려줬다.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존 레넌과 린다 매카트니도 언급했다.

그는 “린다를 위한 노래”라면서 첫 부인 린다 매카트니가 촬영한 사진을 배경으로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Maybe I`m amazed)를 부르며 옛 추억에 잠겼다.

또 존 레넌을 위한 추모곡 `히어 투데이`(Here Today)도 선보였다.

이어진 비틀스의 곡 `롱 앤드 와인딩 로드`(Long and Winding Road)에선 1층 관객석 전원이 붉은색 하트 그림이 새겨진 종이를 들어 무대를 향해 흔드는 장관이 연출됐다. 이 광경은 무대 뒤편 화면에 고스란히 상영됐다.

폴 매카트니는 예상치 못한 장면에 감동한 듯 피아노에 몸을 기대어 한참 관객석을 쳐다봤다. 그러면서 “투 굿, 투 그레이트”(Too Good, Too Great)라고 독백하듯 말했다.

그의 이런 반응은 몇 번 더 볼 수 있었다.

그가 “함께해요”라고 권한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에선 3층 관객까지 모두 일어나 손뼉 치고 따라부르며 마치 록스타의 공연장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폴 매카트니와 관객 간 교감은 `렛잇비` 무대에서 절정을 맞았다.

피아노 앞에 앉은 그가 `렛잇비`의 전주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멈췄다. 그러고는 마치 약속한 듯 휴대전화의 라이트를 켜 무대를 향해 비추었다.

마지막곡 `헤이 주드`(Hey Jude)에선 오히려 한국 팬들의 반응에 폴 매카트니가더 감격한듯했다.

관객들은 곡 시작부터 목청껏 따라부르며 `떼창`의 진수를 선보였으며 유명한 후렴구 `나나나 나나나 나~`가 나오자 이번엔 후렴구가 적힌 종이를 머리 위로 들어흔들었다.

이 광경에 매카트니는 몇 차례나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는 그지만 마치 이런 광경은 반응은 처음 본다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는 관객석 곳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손으로 입맞춤을 날렸다.

또 두 손을 번쩍든 뒤 한손으로 자신의 심장 부근을 두드려 다시 한 번 감격을 표했다.

`예스터데이`(Yesterday)를 포함해 비틀스 곡 위주로 채운 앙코르 무대는 마치 또 다른 공연을 보는 듯했다.

그는 두차례의 앙코르 무대에서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 `골든 슬럼버스`(Golden Slumbers)까지 부르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다시 만나요”라는 약속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서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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