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 진
쌀 두 말을 보내마, 막내야
고춧가루, 멸치젓을 비닐 봉지에 담으시며
어머니의 가슴엔 물이 베인다
아이들아, 평생을 이와 같은
내 가난한 경제를 용서하여라
어머니의 수전증으로 떨리는 손길을 따라
나의 명치끝은 타오르고
쉰 밥을 물에 씻어 말아먹는 점심시간
어머니의 울먹이는 경제는
피로 가득 찼구나
멸치 젖을 봉지에 담을 때 스며나오는 국물이 적시는 보자기는 그냥 멸치 젓갈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과 희생이 스민 이 땅 어머니들의 가슴이 아닐까. 오래전에 발표된 시로서 지금의 분위기와 많이 다르긴 해도, 그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의 마음은 초시간적으로 초공간적으로 이어져 왔고 이어져 갈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의 거룩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