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뜰 안의 사과나무에 꽃이 피었다
알알이 열매 매달린 가을이건만
하얗게 사과꽃이 새로 일어난다
어머니와 고모님이 나란히 서서
길조다, 흉조다 하며 수선을 피운다
사과나무에 꽃이 펴도 걱정인가
내 얼굴은 왜 쳐다보는가
가을에 난데없이 사과꽃이 피었다. 이러한 괴이한 일을 두고 가족들은 길조니 흉조니 말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시인의 얼굴을 쳐다보며 뭔가 불길한 일들을 읽었는지 모른다. 시골 김포에 처박혀 돈도 안되는 시를 쓴다는 그를 쳐다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그리 밝은 것 만은 아닐 것이다. 박철은 그렇게 쓸쓸함과 고통 속에서 시를 써오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