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삼
담장 밖 경치를 칠하고
종달새는 하늘이 짧도록
긴 목청을 돋울 때
먼 들판 위에서는
만정(萬情)을 다 쏟으며
아지랑이가 일렁이고
그 아지랑이의 움직임 따라
만리(萬里)같이 그리운
사랑의 편지를 쓰고 싶었다
개나리 환하게 피어나고 노고지리 높이 떠 울어대는 봄날의 들판에서 만리 같은 사랑의 편지를 쓰고 싶은 것은 시인의 마음 뿐이겠는가. 티없이 맑고 순수한 시심을 읽을 수 있는 이 시에서 우리는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초월하는 인간 본연의 성정이다. 생래적인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결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