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송재소 지음 창비 펴냄, 452쪽
중국 서남부 강서성(장시성)과 안휘성(안후이성), 남경(난징)이 첫 권의 무대다.
소동파와 도연명, 주원장, 소설 수호지의 주인공이기도 한 송강 등 주요한 인물들의 발자취가 남겨진 절경과 명소들을 찾아 느낀 감상과 이들에 얽힌 일화, 시문들을 풀어놓았다.
강서성엔 이백과 백거이의 시혼이 서린 여산이 있다. 백거이의 `비파행` 배경이 된 `비파정`, 소동파의 `석종산기의 현장`, 도연명의 고향 `시상촌`도 이곳에 자리했다.
또한 안휘성 도처엔 이백의 유적이 산재하며, 구양수의 족적이 선명한 취옹정, 풍락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남경은 육조고도(六朝古都)의 자취와 함께 손문의 무덤인 중산릉, 남경대학살의 아픈 흔적이 혼재한 곳이다.
저자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술술 풀어놓은 문체에 얹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멋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데 손색이 없다. 유적 자체의 내력을 넘어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더해진 인문적 소산들을 부각함으로써 통상의 기행들과 차별화를 기했다.
저자는 기행의 여정 사이에 술과 차 이야기를 별도로 끼워넣어 중국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했다. 시인들의 풍류가 깃든 각 고장의 전통주들인 사특주와 고정공주, 여산운무차, 황산모봉 등의 기원과 이에 얽힌 이야기, 또 저자 개인의 품평까지 곁들여 풍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