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희 구
아니 저 좁아터진 첨단(尖端)에다
선방(禪房)을 열다니!
간댕간댕하면서
무량법열의 경지에 든
저것 좀 보게나
잠자리가 싸리 끝대궁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시인은 깊은 깨달음 하나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간댕간댕해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첨단(尖端)에서 무량법열을 찾은 것이다. 싸리 끝대궁이라는 아슬한 생의 현장에서 잠들어 있는 잠자리야말로 어떤 위험도 초월하고 잠들어 있는 편안하고 안온한 법열의 경지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핑핑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여러 위험한 상황들 속에서도 저렇듯 편히 잠들어 있는 잠자리처럼 무량법열을 느낄 수는 없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