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함에 있어 필요한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동과 자본이라 할 수 있다. 경제를 이루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생산과 소비도 중요한 요소다. 생산활동의 결과는 국내 및 해외수요에 충당되며 국내 수요 중 일부는 설비투자 등의 고정자본으로도 형성된다. 또한 소비는 경제주체인 가계가 주도적으로 소비활동을 수행하지만 정부부문에서도 흔히 관급공사의 발주나 조달물자의 조달이라는 이름으로 조세로 거두어들인 재정자금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소비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은 최종적으로 국가경제 활동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규모가 커질수록 경제는 성장한다.
이러한 경제 성장과 관련한 요소들이 왕성하게 선순환 되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은 인구구조와도 관계가 깊으며 특히 고도성장은 대부분 인구보너스(demographic bonus)기에 찾아온다. 이미 선진국들이 경험했고 우리나라도 경험했듯이 인구보너스기에는 `많이 낳고, 많이 죽는`사회에서 출생률과 자녀수가 감소하는 사회로 전환되더라도 인구구성비에서 생산연령인구가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고령자가 적고 노동력이 풍부해 사회보장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 경제가 성장하기 쉬운 인구구조라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1960년대부터 시작해 1990년대에 이 시기가 종료됐기 때문에 단지 부동산버블이 붕괴된 것 만으로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게 됐다기보다는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도 일정부분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인구오너스(demographic onus)기라 부른다. 오너스는 보너스의 반대로 `부담`이라 할 수 있다. 일하는 사람보다 부양대상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구오너스기를 맞이하게 되면 노동력인구가 감소하고 점차 현역세대보다 은퇴세대가 많아져 이들을 부양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유지도 곤란해진다. 젊은 청년세대는 은퇴세대의 부양부담으로 인해 자산의 축적도 어려워지게 된다.
그런데 대다수 선진국들이 이러한 인구오너스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외국인 청년층의 이민 정책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이 저출산 고령화와 더불어 늘어나는 사회복지예산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달리 지속적인 이민과 이민계층의 높은 출산률 등이 미국사회에 젊은 노동력을 끊임없이 제공하면서 인구오너스의 약점을 크게 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단순히 인구구조 요인만으로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자유와 창의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끊임없는 혁신이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이는 외부로부터 젊은 노동력을 유인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머지 부족한 부분들을 넘치도록 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포항을 돌아보자. 포항지역의 고도성장기도 이제는 인구사회구조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조만간 현역세대들의 다수 은퇴를 앞두고 있다. KTX 포항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변화가 포항의 인구를 늘리고 청년인구의 유출을 막고 오히려 유입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인구동태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들다.
그렇다면 포항에 나머지 남는 하나의 대안은 혁신밖에 없다. 그동안 포항시가 내세웠던 감성적인 슬로건이었던 여성도시, 감사도시, 행복도시 등은 포항의 경제성장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한다. `창조도시 포항`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역내에 갖추어져 있는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창업과 기술혁신을 통해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다수 창출해 유능한 젊은 인재의 지역 유입이 가속화되도록 해야만 포항경제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역의 창업활동과 혁신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대내외적으로 가시화될 때 비로소 포항이 `창조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