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소 원
속없는 듯이 잘도 받아들이던 문
이제 완강하다
초인종과 휴대전화 길게길게
안에서 운다
열쇠집 사내마저 고개 저은
내가 열 수 없는 나의 집
문 하나 너머 서랍 속에
여러 개의 열쇠가 들어 있다
문 앞 계단에 쭈그리고 앉는다
발목을 적시다
얼굴까지 찰랑대는 어둠
잠긴 문 앞에서
많은 내 안의 열쇠가
겹겹
나를 잠그는 소리를 듣는다
누구나 이 시의 상황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열쇠는 연결과 소통을 위한 절대 필요한 사물이다. 시의 제목인 열쇠는 안에 있다는 진술은 소통의 단절이고 고립을 의미한다. 시인은 내 안의 열쇠가 겹겹 나를 잠그는 소리를 듣는다고 고백하면서 완강한 자신의 고립과 단절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열쇠는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봄직한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