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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 그리고 포항

등록일 2015-02-09 02:01 게재일 2015-02-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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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지난 해 12월 1일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러시아 산 유연탄 4만 500t을 실은 배가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하역부두에 입항해 검역 후 하역작업을 했다. 이 `나진·하산 석탄 시범운송사업`은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업이야말로 동북아 경제협력의 성장모델로 평가받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이자 남·북·러 3각 협력의 상징적 사건이며 한반도통일 기반조성에 기여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부산시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프로젝트가 더욱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부산시는 오는 11일 부산시청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업 주체인 북·러 합작기업 `라손콘트란스` 대표단을 초청해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부산기업 참여와 부산~나진 해상운송 사업에 서로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또 `라손콘트란스` 대표와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은 9일부터 부산을 방문해 부산항의 항만물류시설과 부산 신항의 배후물류단지도 둘러보고 이곳 물류기업과의 협력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라손콘트란스 측은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동북아시아의 컨테이너 물량을 나진항으로 수송해 나진항 활성화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경진 행정부시장은 “북한과의 관계, 그리고 통일 논의에 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손 놓고 있지 않겠다는 게 부산시의 방침이다. 부산이 나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교류할 것인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나진항의 부상과 대외개방 움직임으로 지자체들이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매개로 `나진항 개방시대`를 준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를 연결고리로 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나진·하산 석탄시범운송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포항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신생항만-포항영일만항을 북방물류 전진기지로 육성하는 일에 추진력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나진항을 매개로 포항·하산·훈춘 3각 협력을 강화해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의 많은 물동량을 포항영일만항으로 유치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 항만 물류시설과 배후물류단지 구축으로 포항영일만항을 `북방물류 특화항만`으로, `환적 특화항만`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 위축되지는 않을까? 부산~나진 해상 항로가 열리고 러시아 철도와 연결되는 `해륙복합물류체계`가 만들어지면 부산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선점하지는 않을까? `환동해 경제허브`를 위해 경제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두 도시가 상생하는 방안이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부산은 선진항만시스템을 갖춘 부산 신항을 유럽으로 향하는 물류운송의 허브항만으로 육성하는 한편으로,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네트워크의 기점`이 부산이 돼야만 한다고 세상에 선포하는 것 같다.

오는 11일 포항시 창조도시위원회 물류산업육성 분과위원회가 열리는데, 공교롭게도 부산시가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업 주체인 `라손콘트란스` 대표단을 초청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그 날과 겹친다. 11일 개최될 물류산업육성 분과위원회에서는 물류산업육성을 위한 세부추진전략을 수립할 계획인데, 필자는 분과위원장으로서 `부산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와 그 영향`에 대해서도 분과위원들과 의견을 나눠 볼 요량이다.

물류산업육성 분과위원들은 이 날 모여서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의 물동량을 포항영일만항으로 유치하려는 계획이 가시화되도록 중지를 모아볼 것이다. 아울러 포항영일만항이 `북방물류 특화항만`, `환적 특화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모색해볼 것이다.

경북도 도지사와 포항시장, 그리고 지역 정치인들도 `부산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와 그 영향`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엇보다 우선해서 중앙정부에다 `포항영일만항 인프라 조기 조성`을 강력하게 건의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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