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희
전에는 이 자로 나를 재려 하더니
오늘은 또 그 자로 나를 재야겠는가
당신을 잴 때는 자가 듬성하더니
오늘 이 자는 너무도 촘촘하구나
당신이 들이대는 자 앞에서
나는 줄었다가 커지고
커졌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당신은 큰 소리로 나를 읽고 지나가는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뒤엉켜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여러 가지 잣대로 가치를 재고 가늠하는 경우를 본다. 재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양과 크기와 내용이 결정되는 웃기는 일들이 있다. 뜻하지 않게 재단당하고 피해를 입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정당당한 잣대란 있을 수 없는 것일까. 진정한 정의는 무엇이며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