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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시장 먹자골목

등록일 2015-02-06 02:01 게재일 2015-02-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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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인 서
북문시장 먹자골목은

골목길 그대로 한 상 잘 차려진 제사상 같다

어떤 조상에게 드리는 제물이기에

냄새부터 이리 질펀하신가

홍동백서 우반좌갱, 함지에 대접에 주전자에

욕망의 빛깔대로 허기의 양식대로

흐물흐물 술 취한 혼백인 듯 달려드는 검은 파리떼

좌판 앞에 쭈그려 앉아 음복 술잔 구겨쥐는

사내의 아침이 저문다

먹자골목은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는 욕망의 장소다. 갖가지 음식들이 나름대로의 빛깔과 냄새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해 그야말로 먹지 않으면 안되는 욕망의 골목이다. 시인은 이 먹자골목을 제사상에 비유하고 있다. 제사상은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오는 무대이며 망자를 위로하는 접점이다. 제사상을 차리는 현대인들의 마음이나 형편이나 모습들은 너무도 여러 가지다. 진정성의 문제이고 진정한 효의 문제가 대두된다. 시인은 먹자골목을 제사상에 비유하면서 이 땅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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