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24일 `구인전` 개최
갤러리 분도가 다음달 2일부터 24일까지 `구인전`을 연다. 전시회명인 `구인전`은 9명의 화가가 아니라 예술성과 작품성, 인성을 갖춘 능력있는 작가를 널리 구한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구인전에는 하용주, 정용국, 장재철, 이강원, 오상택, 로와정, 노충현, 강석호 작가가 초대됐다.
노충현은 대도시의 거대한 경관 속에 덩그렇게 놓인 장소를 그린다. 누구에게나 공개된 그곳이지만, 실은 아무나 볼 수 없는 깊숙한 감정을 그는 아련하게 묘사한다. 이번 전시의 소재는 눈 덮인 겨울 풍경이다.
이강원은 조각을 마치 모노크롬 회화처럼 간결하고 사색적으로 완성시킨다. 그의 작품은 단색추상화를 몽글몽글하게 뭉쳐놓은 것 같은 반복성의 원리를 추구한다.
서양화가 장재철은 빈틈없는 부분과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을 절묘하게 조합해 자신만의 논리성과 심미성을 마치 원주율의 비밀처럼 우아하게 완성시켜 나간다.
하용주는 새로운 표현 양식으로 회화를 탐구하고 있다. 장지 위에 표현된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는 사실로 표명되는 내용과 사실을 애써 숨기고자 하는 내용이 뒤섞여 있다.
오상택은 사진을 여러 차례의 수고를 거치며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접근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로와정이 설치한 작품은 대단한 위인이 거쳐 간 삶의 여정을 경건한 기록물로 남기고, 유물을 보존하는 형식을 빌었다.
이전 전시작품인 `White Night`은 한국화가 정용국이 담백하게 그린 목탄화 연작이다. 이는 그림의 크기나 개념을 쌓아올리는 면에서 실험을 거듭하던 그에게서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이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다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소재가 화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강석호 작가는 한 사람에게 속한 일부 혹은 순간을 눈으로 포착한다. 사소한 찰나의 부분을 돌이킬 수 없이 확정된 그림으로 고정시킨다. 그냥 지나가는 사소함을 단 한 번에 그것의 이 세상의 나머지 전체를 밀쳐내고 오로지 하나만을 드러낸다.
윤규홍 갤러리 분도 아트디렉터는 “예술성과 상업성, 품성을 모두 갖춘 작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런 작가를 쉼없이 찾고 있고 다행스럽게 이번 전시회에 그들을 모두 모았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