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철벽 수문장 김진현 `늪축구의 마침표`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5-01-23 02:01 게재일 2015-01-23 15면
스크랩버튼
우즈베크전 1대1 상황서 `선방쇼`<br>슈틸리케호 간판 골키퍼 자리매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결과에 상관없이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라는 새로운 간판 수문장을 발굴한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김진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안컵 8강전에 선발로 출전해 끝까지 한국의 골문을 지켜 2-0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경기 초반 한국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우즈베키스탄의 공세에 맞서는 가운데 전반 17분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한국 선수가 수비 과정에서 헤딩으로 차단한 공이 골지역 왼쪽의 산자르 투르수노프 쪽으로 흐르며 우즈베키스탄의 찬스로 연결됐다.

투르수노프는 한 번 트래핑한 뒤 왼발슛을 날렸으나 김진현은 온몸으로 한 골을 막아냈다.

여전히 0-0으로 맞서던 후반 18분 우즈베키스탄은 사르도르 라시도프가 또 한 번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으나 김진현은 공이 자신의 뒤로 지나가도록 두지 않았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라시도프와 맞선 김진현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어 방어에 성공했다.

이어진 연장전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이 마지막 몸부림을 쳤지만, 끝내 김진현의 방어선을 넘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 골키퍼 자리는 주로 정성룡(수원 삼성)의 차지였으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그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후 한동안 `춘추 전국시대`가 이어지는 양상이었으나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무게 중심은 김진현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평가전부터 중용되던 김진현은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출전, 한국의 무실점 행진에 힘을 보태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조별리그 2차전 쿠웨이트전에 감기 때문에 결장한 것을 빼고는 한국의 모든 경기에 출전해 10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들어 한국은 이날 8강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한 골만 넣으면서 시원한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실점하지 않고 기어코 이기는 축구를 선보이며 `늪축구`라는 애칭을 얻었다.

조별리그에 이어 연장전이나 승부차기 가능성이 있는 토너먼트에 접어들어서도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계속 받은 김진현은 `늪축구`의 최후방에서 서서히 자신의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이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까지 두 경기만을 남겨둔 가운데 김진현의 활약이 남은 경기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

스포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