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기 원
지층이 보인다
날벌레의 화석들
열려진 무덤
안으로 머리 디밀기 전
납작하게 엎드려
죽은 자들의
체온을 느낀다
죽음의 모성적인 내밀성을 탐구하기 위해 고개를 들이밀며 지층에 묻으려 하기도 하며 납작하게 엎드려 죽은 자들의 체온을 느끼려 하고 있다. 시인은 화석이야말로 죽음을 낙인찍은 것이고 죽음의 존재를 영원히 고착시키려는 것들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 시인은 흙 속에 남아 있는 진열된 죽음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품처럼 부드럽고 고요한 평화를 찾아내고, 화석 속에 새겨져 있는 이전 삶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