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손님

등록일 2015-01-20 02:01 게재일 2015-01-20 18면
스크랩버튼
이 창 기
섬돌 위에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옮겨다 놓은

꽃가루 같은 낯선 흙먼지와

아내와 나, 그리고 아이가

벗어놓은 신발만

각각 남아 있다

고 잠시 생각하지만

거실 구석이나 현관 근처 어딘가에

그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우산이나 손때 묻은 모자, 낡은 장갑 같은 것들이

숨은 그림처럼

마음 한 구석에 남아

한 계절 또는 한두 해씩 살고 있으니!

손님이 남기고 간 하찮은 물건들이 오랫동안 집안 이곳저곳에 굴러다니듯이 시인의 마음에 손님들에 대한 추억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머물러 있음을 본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따뜻한 마음이 섬세한 필치로 그려져 있어 잔잔한 감동에 이르게 하는 시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