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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14년! 이젠 경북교육청이다

등록일 2015-01-14 02:01 게재일 2015-0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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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필자는 작심삼일 법칙에 걸리고 말았다. 분명 지난주에 말은 주술적 힘을 가지고 있어 긍정적인 말만 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한 주도 못 지키고 어기고 말았다. 사실 해가 바뀌었지만 달력만 달라졌을 뿐 그 어떤 것도 바뀐 게 없다. 여전히 구제역은 축산 농가들을 괴롭히고 있고, 더 많은 `장그래`들이 아직 새벽시장을 떠돌고 있다. 땅콩 비행기는 여전히 하늘을 날아다니고, 갑들의 갑질은 육해공을 넘어 지하 세계까지 점령 했다. 화마(火魔)는 연초부터 의정부에서 아까운 목숨들을 제물로 거둬갔다.

방학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방학이 없다. 등교시간만 9시로 하면 뭐하나. 방학 중 강제 보충수업은 이제 고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내려왔고,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지만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오히려 바닥을 뚫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교육 방지법,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노력 등 공교육 재건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지만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그래서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다.

청와대는 조롱의 대상이 됐고, 그래서 일본의 철없는 행동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테러를 막지 못한 정부를 규탄하는 테러규탄 시위에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는 해외 뉴스에도 정치권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전당대회 등 자신들의 일에만 바쁘다.

정말 이 나라는 진화와는 관련이 없는 나라인가. 아니면 진화의 뜻을 모르는 나라인가. 검색창에 진화를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은 뜻이 나온다. `진화(珍貨·진귀한 물품), 진화(珍話·이상야릇한 이야기), 진화(鎭火·불이 난 것을 끔), 진화(進化·일이나 사물 따위가 발달해 나감)`.

이 중 우리나라 정치권에 해당하는 진화는 아마도 `이상야릇한 이야기`의 진화(珍話)나 국민들이 애써 살려 놓은 희망의 불을 끄는 진화(鎭火)일 것이다. 정치하시는 분들은 언제까지 시행착오만 하고 있을 건지, 또 우리들은 언제까지 참고 지켜봐줘야 하는지. 정말 이러다 우리나라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지나 않을지.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다.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러다 시작도 못해보고 2015년을 그냥 넘기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신년벽두부터 망정 맞은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변한 게 무엇이 있는가. 변한 것은 2014가 2015로 바뀐 것 밖에 없다.

우리에겐 아직 진정한 2015년은 오지 않았다. 힘들더라도 제발 버려야 할 것은 버리자. 해묵은 것들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절대 우리에게 희망찬 2015년은 없다. `탄도괄장 음회세위`(呑刀刮腸 飮灰洗胃)(南史)라는 말이 있다. `칼을 삼켜 창자를 도려내고, 잿물을 마셔 위를 씻는다` 즉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새롭게 시작 한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는 희망가를 부르기를 원한다. 절대 절망을 말하고 싶지 않다. 국민들은 해묵은 것들을 털어낼 준비가 됐다. 지도층에 계시는 분들만 마음먹으면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것이 결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굳이 `김영란 법` 같은 법까지 제정할 필요가 없다. 욕심만 조금만 버리면 된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조금만 더 생각하면 된다. 그들을 위해 내 것을 조금만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하지만 2014년 12월 교육부는 `사립 대안학교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통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정부는 `세월호 여객선 사고 이후 교과과정 상 체험학습이 중심인 대안학교의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처음으로 사립 대안 학교에 시설비 지원을 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하게 산자연중학교가 선정됐다. 늦었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가는 교육부에 큰 박수를 보낸다. 교육부도 대안학교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 했다. 이젠 경상북도 교육청 차례다. 2015년, 경북교육청의 현명한 선택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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