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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배려하는 2015년 됐으면…

등록일 2015-01-02 02:01 게재일 2015-01-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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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봐도 문화·예술계는 조용한 곳이 별로 없다. 충격과 감동, 그리고 반전에서 오는 사고의 전환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수많은 모습들이 각 시대와 나라별 문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전쟁이나 질병, 정치적 문제점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과 사건들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듯 오늘도 세계의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문화의 사건들이 일어나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진화 시켜 나가고 있다.

갑오년 청말띠인 지난해는 국내외적으로 유난히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한해였던 것 같다. 청말 띠의 해로, 어둠을 뚫고 힘찬 말 울음소리와 함께 힘차게 내딛은 첫 발은 `세월호 참사`라는 크나 큰 시련으로 인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 어느 때 보다 힘들어졌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분쟁과 테러의 불안감속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이 국제적 경제위기로 이어지며,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만들기도 했다.

지역의 문화예술계 역시 지난 한해 또한 순탄치 못한 한해를 보내며 많은 아쉬움과 회한을 남겼다. 2013년 대구미술관에서 기획한 `야요이 쿠사마전`이 관객 33만 명이라는 흥행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큐레이터 재계약 거부라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김선희 관장은 본의 아니게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뒤이어 발생한 대구미술관 Y프로젝트 참여 작가의 표절논란은 국내 예술계의 오랜 고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지적 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며, 대구미술관의 전문성에 적잖은 흠집을 내기도 했다.

한편 대구미술협회 박병구 회장은 기존 회장임기를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회칙을 개정하고 제20대 대구미술협회 회장 재임에 성공했다. 2008년 전임 대구시장의 독단적인 추진으로 야기된 `이우환 미술관`은 5년여 기간 동안 수많은 잡음과 문제점을 남기고 사업 포기라는 아쉬운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한편 경북 영천시안미술관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시간의 흔적들`, `레지던시 리포트-체류(Sojourn)`와 같은 다채로운 기획전을 마련하였으며, 경북의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자리에 모여 마련한 `2014 경상북도 박물관·미술관 교육박람회-우리 동네 박물관 연합전시`이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마련돼 다채로운 예술체험을 만끽 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포항시립미술관 역시 불법 수의계약과 부정 인사개입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김갑수 관장의 재선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가 12월 새롭게 개관하며, `2015 아트경주`개최를 위한 조직위원회가 출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 버릴 사소한 일들이지만, 일련의 이러한 예술 운동과 사건들은 앞으로 우리의 미래에 선진화되고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한번쯤은 겪어야 하는 성장통인지도 모른다.

차가운 혹한을 뚫고 빨갛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지난 한해 역시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한 힘든 시련으로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새롭게 밝은 을미년 2015년은 양 중에서도 청양띠라고 한다. 양(羊)의 성질은 온순하여 무리를 지어 살며, 높은 곳에 올라가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화와 인내를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이러한 양의 습성처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2015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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