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기 원
한 말 굵은 소금에 절여 볼까
컴컴한 광 속에서
한 오백 년 푹 삭아 볼까
(중략)
그대 혀 끝에
올려진다면
그게 나인 줄도 모르고
삼켜진다면
그리운 그대 속내
알아보는 거야
살다보면 밀려오는 슬픔의 떼가 있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꾹꾹 삼킬 때가 많다. 그야말로 가슴 속 깊이 쌓아둔다. 시인의 말처럼 한 오백년 푹 삭아내리도록 소금에 절여 컴컴한 가슴의 광 속에 처박아둔다. 언젠가 그 슬픔이 사랑하는 그대의 혀 끝에서 녹아나는 소금 알갱이로 세상에 나오더라도, 그 님이 나의 슬픔의 정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깊이 깊이 소금에 절여진 슬픔을 보듬고 살아가겠다는 순정한 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