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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여진 슬픔

등록일 2014-12-24 02:01 게재일 2014-12-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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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기 원

한 말 굵은 소금에 절여 볼까

컴컴한 광 속에서

한 오백 년 푹 삭아 볼까

(중략)

그대 혀 끝에

올려진다면

그게 나인 줄도 모르고

삼켜진다면

그리운 그대 속내

알아보는 거야

살다보면 밀려오는 슬픔의 떼가 있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꾹꾹 삼킬 때가 많다. 그야말로 가슴 속 깊이 쌓아둔다. 시인의 말처럼 한 오백년 푹 삭아내리도록 소금에 절여 컴컴한 가슴의 광 속에 처박아둔다. 언젠가 그 슬픔이 사랑하는 그대의 혀 끝에서 녹아나는 소금 알갱이로 세상에 나오더라도, 그 님이 나의 슬픔의 정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깊이 깊이 소금에 절여진 슬픔을 보듬고 살아가겠다는 순정한 마음을 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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