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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문제다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12-23 02:01 게재일 2014-1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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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법만 바꿔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르침은 매우 유용하다. 말과 몸은 세상을 지배하고 그 영향력은 우주까지 미친다. 말하고 느끼는 방식이 긍정에 가까울수록 우리 삶도 한층 긍정에 가깝게 된다. 마음에 찬 생각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서걱이는 모래밭에서 화사한 꽃밭으로 거듭 나게 된다. 본성이 우리를 부추기고 자극하더라도 스스로 방식을 순하게 작동시키면 세상이 달리 보이기도 한다.

전자제품 고객 센터를 예로 들자. `고객불만팀`이란 이름보다는 `품질 보증팀`이란 이름이 여러 모로 효과적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부서원 입장에서도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 고객 불만팀이란 용어는 고객 입장에서는 별 불만스럽지 않은 사항인데도 내가 까다롭게 구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들게 하고, 부서원 입장에서는 해결해야할 업무를 지닌 느낌이 들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품질 보증팀이란 용어로 바꾸었을 때는 고객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위안을 지닐 수 있게 되고, 부서원 입장에서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맛볼 수 있게 된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뭐든 문제가 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으되, 그것이 문제로 남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쪽으로 해결되는 그 무엇이라고 하게 된다면 있던 문제도 문제가 아닌 게 된다. 따라서 `문제`라는 말만 삼가도 좋은 삶의 태도를 지닐 수 있다고 심리학 책은 강조한다. 문제는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개별자의 태도에 있다.

`아까 네가 전화했다는 말 들었어. 무슨 문제라도 있니?` 이런 말보다는 `아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어? 궁금한데.` 이렇게 대화법만 바꾸어도 긍정 지수가 높아지고 상큼한 나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문제가 없는 관계나 사회는 없다.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드러운 의지이다. 부정적인 이미지인 `문제`라는 말 자체만 자제해도 문제의 반은 해결된다는 가르침을 마구 전파하고 싶은 아침이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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