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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이 담겨진 `달콤한 키스`가 주는 미학

등록일 2014-12-19 02:01 게재일 2014-12-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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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사랑(love)`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광의적 의미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들과의 관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 즉 교제를 성립시키는 대상이 `절대적인 존재`이거나 `이성` 혹은 `사물`이라는 매개에 따라 가지는 감정의 변화는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세계 미술사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다루어져 왔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사랑`이 가지는 비중은 인간이 예술을 표현 도구로 삼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 중 육체적이고 성적인 매력에 매료된 사랑이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뛰어 넘어 예술의 오랜 모티브로 지속적으로 이어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들의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감정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이성간의 아름다운 사랑은 아름다운 회화나 조각으로 표현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이 예술이나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그저 잊혀지기도 한다.

클림트의 `키스`와 로댕의 `키스`, 브랑쿠시의 `입맞춤`, 뭉크의 `입맞춤` 등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참된 아름다운 감정이 밀도감 있게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명화들이다. 그 중 쿠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키스(The kiss)`는 화려한 색채와 선으로 환상적인 남녀의 모습을 화폭에 담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세계적인 명화를 리프러덕션 아트(복제화)로 제작해 유통하는 회사에서 지난 10년간 판매결과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한 쌍의 연인이 껴안고 있으며 남자가 여자의 뺨에 입맞춤을 하고 여자는 마냥 달콤함에 취해 있는 듯하다. 마치 아찔한 벼랑 위에서 피어난 황홀경이 죽음에 이를 만큼 짜릿한 극치감을 느끼고 싶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포즈 때문에 여자의 굳게 다문 입술은 황홀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주장도 있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ene Rodin, 1840~1917)의 작품 `입맞춤(The kiss)`은 “영혼과 영혼은 연인의 입술 위에서 만난다”는 표현이 절대적 조형미로 재현되어진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이뤄질 수는 없지만 애절한 남녀간의 사랑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로댕의 대표작 `지옥의 문`에 슬픈 연인의 운명으로 남겨져 있다. 루마니아 출신의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1876~1957)의 작품 `키스(The kiss)` 연작 역시 미술사에 있어 사랑을 묘사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 손꼽히고 있다. 너무나 사랑해 입맞춤 하는 순간 화석으로 변해버린 연인들처럼 서로를 꼭 껴안고 있는 이들 모습에서 진정한 에로스적인 사랑을 다시금 느껴 보게 된다. 석회암에 극도로 절제된 묘사와 조형미를 가진 이 작품은 아프리카 조각, 나아가 당시 입체주의 미술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R. 가네트의 말처럼 “사랑의 말은 달콤하며, 사랑의 생각은 더 달콤하고, 사랑이 말도 않고 생각도 않는 것이 가장 달콤하다”는 표현에서 진정한 이성간의 사랑과 표현이 주는 의미를 새롭게 되짚어 보게 된다. 남녀관계에 있어 진정한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오로지 한 이성을 선택하고 그 이외의 다른 사람은 바라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움만큼이나 화려한 사랑은 짜릿한 키스를 통해 확인 되듯이 소중한 연인들의 황홀하고 진솔한 시간을 통해 참다운 에로스(Eros) 사랑을 새롭게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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