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神舞)에 취한 저 여자, 사뿐사뿐 날아오르더니 어느새 천하를 호령하여 발아래 들어앉히네 산 자들의 한과 망자들이 혼, 천지사방 신기(神氣), 모두 불러들여 젖빛 버선발로 자분자분 내통하네 장군칼 양손에 쥐고 가슴 쪽 울화 쓸어올리며 솟구칠 땐 오, 저 여자의 허리, 저승의 곡선으로 팽팽히 휘어지네.
작두를 타는 무녀의 신무를 보고 쓴 시다. 작두 위에 올라선다는 것은 두려움을 잊은 것이리라. 신무에 취한 여자는 아무리 작두의 칼날 위를 걸어다녀도 베이지 않는다. 그 칼날은 이미 칼날이 아니고 떠나지 않은 자의 길이, 오르지 않은 자의 날개, 취기에 젖지 않은 자의 술, 직선을 잊은 자의 곡선이다. 구도란 길을 떠나는 것이고 하늘을 오르는 것이고, 취하는 것이고, 직선을 기억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