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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등록일 2014-12-12 02:01 게재일 2014-12-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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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현 형
두 번씩이나 자기 앞의 생을

가위질했던 아버지 극약처방이 필요했던

그리고 끈으로 다시 묶어 봉합해버린,

그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비밀을

어깨에 높이 떠메고 나무들이 점차

어둠의 모래 구덩이 속으로 꺼져 들어간다

마음이 여린 사람들이 독한 몸을 지우고

남은 형해, 앙상한 뼈가 사라져가는 빛 속에

다가오는 어둠 속에 검게 인화되어 드러난다

삶의 격랑과 격정을 뜨거운 것이라 명하면서 그의 시는 온전히 그 뜨거움에게로 향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빛과 어둠, 소멸과 현현이 교차하는 이 시는 뜨거운 것의 차가운 존재라는 역설을 품고 있다, 곱씹어 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깊은 의미의 삶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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