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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무렵

등록일 2014-12-11 02:01 게재일 2014-12-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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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남
기러기 지나가려 하니

쓸쓸하지 가을 하늘아?

난 예 논두렁에서

너처럼 저물 순 없겠다

순이 고무신 속 들국화를 보겠구나

꽃 주위 붕붕거리는 멍청이 꿀벌과

저 방죽 위 억새꽃으로

난 어딜 좀 다녀와야겠다

가을의 쓸쓸함과 가을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계절의 길목은 늘 쓸쓸한 정서를 거느리고 있다. 그 스산함이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하게도 한다. 들국화 피어 고운 길 늦은 꿀벌들의 잉잉거림과 하얗게 길 떠나는 뚝방 위의 억새꽃잎들…. 어딜 좀 휘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이는 것은 비단 시인에게 뿐만은 아닐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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