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 재
내가 마지막으로 그 집을 떠나면서
문에다 박은 커다란 못이 자라나
집 주위의 나무들을 못 박고
하늘의 별에다 못질을 하고
내 살던 옛집을 생각할 때마다
그 집과 나는 서로 허물어지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조금씩 나는 죽음 쪽으로 허물어지고
나는 사랑 쪽으로 무너져 나오고
시인에게 집은 사랑으로부터 버림받은 곳이자 불행했던 유년기를 환기시켜주는 매체이지만 집이라는 끈끈한 기억에 이끌리고 있는 이 시는 추억을 회상하는 힘에 의해 한껏 아름다워져 있다. 추억이란 마음이 가난해질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보화다. 시인은 이러한 보화를 살짝 꺼내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