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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표본책

등록일 2014-12-08 02:01 게재일 2014-12-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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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주
퍼득이는 날것들에 핀을 댄다 금세 새몸으로 몸 바꾸어 날아오르는 날것들의 퍼득임 도무지 저 퍼득이는 날것들의 퍼득임을 온전히 날것으로 표본할 수 없다 뒤 바뀌는 꿈처럼 밤새 표본되는 저 퍼득이는 날것들이 앵글에 찍힌 퍼득임 표본상자에 빼곡이 들어차는 표본들 표본실을 채우는 탈피의 흔적들

일찍이

체 안에서 퍼득이는 저 수만 마리 날것들의 퍼득임을

온전히 날것으로 표본한

위대한 표본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시인은 그 어떤 표본책도 날것들의 퍼득임을 온전히 표본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날것들의 퍼득임, 그 자체는 동태적인 것이지 결코 정태적으로 묶어두거나 가두지 못한다는 인식이 이 시를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제 안에서 퍼득이는 저 수만 마리 날것들의 퍼득임을 온전한 물질성으로 표본할 수 있는 위대한 표본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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