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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변천사

등록일 2014-12-05 02:01 게재일 2014-12-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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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명 주
생각을 하면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대로

또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만을 줄곧 해왔다

지금의 것은 두고

아주 오래된 별에게 말을 걸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들만 기억하고 서술하기로 한다

번민을 내려놓고

신생아처럼 먹고 자고

눈 마주치면 까르르 웃는다

웃다가 싱거우면 우는 게 일이었다

뜻없는 옹알이뿐

분간이나 분별도 생각이 나눠지지 않았으므로

몸은 가벼워지는가

깡충 뛰면 미루나무에 뭉게구름으로 나는 걸린다

생의 본질이 어쩌면 상처와 고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 시는 시작한다. 우리네 삶이 고통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상처와 고통에서 이기고 벗어나기 위해 아주 오래된 별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고통의 실체에 대한 철저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지는 결핍과 고통의 삶을 치유받으려는 의지적 시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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