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명 주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대로
또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만을 줄곧 해왔다
지금의 것은 두고
아주 오래된 별에게 말을 걸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들만 기억하고 서술하기로 한다
번민을 내려놓고
신생아처럼 먹고 자고
눈 마주치면 까르르 웃는다
웃다가 싱거우면 우는 게 일이었다
뜻없는 옹알이뿐
분간이나 분별도 생각이 나눠지지 않았으므로
몸은 가벼워지는가
깡충 뛰면 미루나무에 뭉게구름으로 나는 걸린다
생의 본질이 어쩌면 상처와 고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 시는 시작한다. 우리네 삶이 고통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상처와 고통에서 이기고 벗어나기 위해 아주 오래된 별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고통의 실체에 대한 철저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지는 결핍과 고통의 삶을 치유받으려는 의지적 시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