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매듭달이다. 초등학교 1학년 나경이가 묻는다. “왜, 13월은 없어?” 12월이면 누구나 한번 즈음은 외치는 말, “벌써!” 정말 벌써 12월이다. 되돌아 볼 수 있는 게 많으면 좋을 텐데, 지난 시간들이 백지 같다. 그래서 13월을 더 간절히 소망하는 지도 모른다. 필자가 최근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일에 있어 시작과 중간도 중요하지만, 더 없이 중요한 게 끝이다. 끝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동안의 부족함이 채워지고, 또 새로 시작할 힘을 얻는다”
독자 여러분들은 마무리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분명 잘 하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 마무리가 안 된, 또 마무리가 잘못된 일들이 너무 많다. 세계를 아프게 한 세월호는 아직 차가운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고, 국회는 세금만 축내고, 경제는 호흡을 멈췄고, 교육계는 답 없는 문제들로 가득하다. 마치 대한민국 전체가 풀리지 않는 엉킨 실타래 같다.
정부는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각종 공익광고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그런데 수능 뒤처리에 바빠서인지 교육청에 계시는 분들은 공익광고를 볼 시간이 없는 모양이다. 정부는 이 나라가 당면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어떻게든 모든 규제들을 없애거나 풀려고 하고 있는데 지자체들은, 특히 경상북도 교육청은 오히려 규제를 더 만들고 있으니 나라 꼴 정말 우습다. 공익광고조차 볼 여유가 없는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을 위해, 그리고 이 나라 교육이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익광고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설마 이것조차 읽을 시간이 없지는 않겠지.
“건축규제, 진입규제, 전자상거래 규제, 수출입규제,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일, 우리 모두의 내일을 여는 일입니다. 청춘의 가능성을 열고, 경제의 창의성을 열며, 시장의 아침을 깨우는 일입니다. 규제개혁, 내일을 위한 도약입니다” 공익 광고 내용대로라면 경북 교육의 내일은 없다. 왜, 경북 교육청은 규제 개혁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머니까. 교육부조차 의아해 하는 규제를 만들어 놓고 그것이 마치 절대 법인 양 신봉하는 경북교육청의 내일은 분명 없다.
필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정당한 민원에 늘 죄인으로 살고 있다. “선생님, 중학교는 의무교육 아닙니까?” 이 말만 나오면 필자는 정말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필자만으로는 도저히 이 민원에 대해 답을 할 수가 없어 대통령께 물어 보았지만, 역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필자는 답을 못하고, 대통령께서는 답을 아니 하시니 화가 난 학부모들께서 교육청에 민원(民怨)을 넣으신 모양이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민원에 대한 회신을 받으신 모양이다. 회신의 내용은 정말 규제의 달인다운 것이었다. “선생님, 도대체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런 답을 주려고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답니까?” 정말 화가 많이 나신 학부모님의 전화에 필자는 더 큰 죄인이 됐다. 죄송, 미안이라는 말들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민원 내용을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큰 주제는 다음과 같다. “산자연중학교 학부모들은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산자연중학교 학생들도 엄연한 대한민국 중학생이므로 대한민국 중학교 학생들이 받는 교육 서비스를 동일하게 받고 싶다” 독자 여러분은 산자연중학교 학부모님들의 민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선생님, 우리 아이들이 공교육에서 상처받은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원망도 없습니다. 또 그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건 너무 합니다. 우리가 뭐 대단한 걸 요구 하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우리 아이들을 중학생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 그렇게 잘 못 된 것입니까. 그럼 교육청이나 예전 학교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아파할 동안 도대체 뭘 하고 있었습니까. 정말 일말의 양심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선생님, 왜 말이 없으십니까.” 정말 필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다 옳은 말씀이니까! 12월, 경상북도교육청의 현명한 마무리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자는 외친다. “교육 규제 개혁, 경북 교육의 내일을 위한 도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