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삼성그룹의 석유화학부문인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과 방산부문인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초대형 양수도 계약으로 앞으로 경영성과 등에 따라 전체 빅딜 규모는 2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빅딜은 두 회사 중 한 회사가 경쟁력이 없는 사업을 다른 회사에 넘겨주고, 다른 사업을 넘겨받거나 이를 매각·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삼성과 한화의 M&A가 `빅딜`로 불리는 이유는 삼성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주력인 전자부문에 집중할 수 있고, 이 비주력 사업을 이어받은 한화의 계열사들이 시너지효과를 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입지 구축이라는 효과와 함께 경영안정을 위한 현금 보유를 확대하는 효과까지 올렸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도 삼성탈레스를 손에 넣으면서 기존 ㈜한화의 방위 산업에 삼성탈레스의 전자식 무기가 더해져 시너지효과를 거뒀다.
이 같은 빅딜의 내면에는 지금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냉혹한 경제논리가 숨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삼성과 한화가 미래를 내다보고 발 빠른 자구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렇듯 재계는 미래의 주력 먹거리를 위해 당장 이윤이 남는 기업들도 하루아침에 빅딜한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삼성과 한화의 빅딜을 타산지석으로 여겨야 할 사업이 있다. 대구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대구시내 학교 환경개선사업이다.
지난달 대구시의회는 상임위 행정사무감사는 물론이고 시정질의와 5분발언 등으로 대구시내버스 준공영제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준공영제에 대한 주된 지적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 시민의 혈세만 퍼먹는 재정지원금이다. 재정지원금은 지난 2006년 413억원에서 출발, 내년에는 도시철도 3호선의 개통과 함께 무려 1천억원을 넘어선다. 대구시 감사도 받지 않아 재정지원금은 눈먼 돈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노선조정과 버스회사 통폐합 등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 당장이라도 대대적인 수술을 하지 않으면 대구시의 재정파탄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교육청의 학교시설 개보수를 위한 환경개선사업도 문제다. 지난 2000년 대구지역 학생수는 초등 16만7천603명, 중등 10만7천805명, 고교 10만8천516명 등 38만3천924명에서 최근 10년간 초등 12만9천791명, 중등 6만2천955명, 고교 7만2천701명 등 모두 26만5천447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오는 2019년이면 저출산으로 전체 학생수는 18만명에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교사 1인당 학생수는 16~17명 선으로 현재 30명 안팎에 비해 크게 줄어 OECD 평균 학생수 15~16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교육청은 현재 낡고 오래된 학교 시설 환경개선사업에 2015년 기준 64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해마다, 또는 격년제로 투입되는 예산을 포함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이에 대해 대구시의회 배창규 의원은 지난달 대구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학생수 감소에 발맞춰 학교 통폐합을 주문했다. 학교 유지 보수 대신 통폐합을 통해 예산절감을 하는 행정을 펼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이었다. 학교 개보수 사업에 들어가는 환경개선사업비를 5년간만 절약하게 되면 최소한 1~2개의 학교를 신설하고도 남는다니 실질적인 예산절감과 미래를 바라보는 지적사항으로 평가됐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당장은 아프지만, 먼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린 삼성과 한화처럼 행정적 용단을 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