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용
나도 산으로 간다
산 어디쯤 앉으니
으악새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바스락 바스락
나도 으악새를 바라본다
겨울 한 가운데 옷을 벗고
지나간다
찬 바람이 내 아랫도리를 휙,
지나간다
산이 휙, 지나간다
생(生)이 휙.
겨울산에서 으악새를 보고있는 시인은 으악새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추위 속에 옷을 벗고 선 겨울산도, 나무들도, 추위에 떨면서 그들을 보고 있는 시인 자신도 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겨울바람처럼 휙휙 지나가버리는 순간적인 존재들이다. 더더욱 그런 순간에 얹혀가는 우리네 인생은 더더욱 허망하기 짝이없는 존재들이다 삶에 대한 성찰이 깊은 시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