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제172회 경산시의회 정례회가 열린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지난 6·4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경산시의회에 입성한 15명의 시의원이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을 확정하고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에 나서는 등 의원들에게는 뜻깊은 회기가 될 것이다.
특히 행정사무감사는 시의회 의정활동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앞으로의 의정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하는 의원도 있을 것이다.
이들 경산시의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요청한 자료가 공통 46건에 행정사회위원회 166건, 산업건설위원회 142건 등 총 354건이라고 한다. 지난해 270건에 비해 31%가 증가했다.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량은 2천96페이지에 이른다. 1명의 의원이 평균 23.6건에 이르는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이 중에는 1999년부터 시작된 자료도 있으며 대부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의 자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경산시의회가 이들 자료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는 기간은 6일뿐, 과연 이처럼 방대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가에 의문점이 든다. 요식행위(집행부 군기 잡기)를 위한 자료요청이 많다는 느낌이다.
예년의 경우 자료를 준비한 담당자들은 업무 중 시간을 쪼개며 늦은 귀가를 불사하지만 대부분 자료는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자료집으로 남았다고 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의 고유권한이지만 시민들을 위해 고생하는 공무원들에게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의욕적인 의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 시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역민의 민심이 어디에 있으며 지역에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그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 집행부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행정사무감사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행정사무감사를 집행부 압력용으로 행사해 자신이 요구하는 예산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도구로 망각하는 사례도 지나간 경산시의원 일부에게서 나왔던 것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앞으로의 행정사무감사가 시민에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공직자의 시간을 빼앗는 불필요한 제도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2014년 행정사무감사가 의원 개인의 사욕이 아닌 시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귀중한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산/shs1127@kbmaeil.com